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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칼럼] 영아들의 사회생활 2

기자 박정열 기자
작성일 18-04-08 21:41 |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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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4편. [교실에서 만나는 어린이 그리고 문화] BLUE MONDAY : 어린이들의 월요병(후편)

 

나 : 너 비 오는 데 자동차 이렇게 꽈당 사고가 나는 거 봤어? 

도현 : (교사가 말하는 동안 동시에) 토요일날 

​나 : 헛~ 누구랑? 

​도현 : 엄마랑 

​나 : 지나가다가? 

​도현 : 어~ 

나 : (옆에 앉아 있는 지윤, 지민이를 향해서…) 얘들아~ 도현이 비 오는 날 차 미끄러져서 차끼리 꽈당하는 거 봤었대. 차 부딪쳤어? 

​도현 : 어~ 나 : 차 많이 망가졌어 쪼끔 망가졌어? 

​도현 : 쪼끔 망가졌어. 

​나 : 아, 다행이다. 사람들 많이 안 다쳤겠네? 

​도현 : 아빠 차가 긁혔어 차~ 

​나 : 아, 너 네 차가 사고가 났던 거야? 

​도현 : 어.. 긁혔어 나 : 차가 긁혔어? 도현 : 아니 긁혔어. 아빠차가…

(교사의 말을 다시 정정해 준다.)  

나 : (왜 정정한 것인지 이유를 몰라, 약간 조심스럽게…) 아 그랬구나. (목소리 톤을 바꾸어) 다행이다. 그래도 도현이도 안 다치고? 

​도현 : 어~ 

​나 : 차만 쪼끔 이렇게 까졌어?

 도현 : 어~ 어~ 

​나 : 그래도 다행이다~ 우리 다쳤을 때처럼 차도 약 발라주면서 아프지 마라 하면 괜찮아질 거 같아. 

​도현 : 어~

​나 : 다행이다. 우리 이제 뭐하고 놀까? 

도현 :  (기운없이…) 몰라 

​나 : (신념에 찬 목소리로 “어”라고 대답할 때와 달리 약간 기운 없이 “몰라”라고 말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. (웃으며) 모르겠어? 나도 생각 좀 해봐야겠다. 잘 모르겠다.  (목소리 톤을 다시 바꾸어 활발하게) 그럼… 우리 자동차 사고 났던 거 그림 좀 그려볼까?

​도현 : (기운차게) 어~

아이들, 특히 어린 영아들이 또래와 상호작용을 할 때 보면 가끔은 매우 아슬아슬하다. 이제 곧 한 명이 울 것만 같은 상황인데 어떨 때는 부드럽게 넘어가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오늘처럼 한 명이 눈물을 터뜨리기도 하기 때문이다. 그렇다고, 사회생활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한 명을 울렸다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. 이런 저런 상황을 맞이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알게 되고, 또 이런 사람은 이렇게 해야 하고 또 저런 사람에게는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그 상황 안에서 경험을 통해 (case by case) 알아가기 때문이다. 

​그렇기 때문에 성인의 중재와 조율과정은 매우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한다. 오늘 도현이와 상호작용을 시작할 때 ‘파워레인져’를 대화의 소재로 건넨 이유는 다름 아닌 도현이와의 공통분모로 적당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. 말하자면, 나는 시장에서 물건 하나를 고르듯 이 시기의 많은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( ‘파워레인져, 자동차, 공룡 등’과 같이 뭔가 힘있는 존재들) 중에서 하나를 골라잡아 본 것이다. 심지어 난 도현이에게 ‘잘 모르고 낯선 사람’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사회적인 권위를 내려놓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예절 교육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는 교육적이지 못한 교사였을지 모를 일이다. 

 

​하지만, 난 담임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조금은 자유를 누려본다. 교사 대신 말이 좀 어른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면 아이들 역시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나에게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. 진짜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이나 궁금한 점들을 내게 털어놓으며 대화 상대자로서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궁금해 하기까지 한다. 

​결국 영아들이 사회생활을 해 나간다는 것은 내용과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 성인의 사회적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. 다만,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서 교사가 교실에 존재하기 때문에 앎과 배움의 과정 속에서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아이들은 교사로부터 지지와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조점을 찾을 수 있다. 지난 월요일 상큼하게 시작한 도현이의 하루가 친구들과의 또 다른 앎의 과정으로 이어졌길 바라며 다음 만남에서 도현이에게 존댓말로 이야기하자고 권해보아야겠다는 다짐을 나 스스로에게 해본다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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